싱가폴 이민 – 기대와 싱가포르 현실

싱가포르에 거는 기대, 그리고 싱가포르 현실

언제나 모든 것에는 기대와 현실의 간격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싱가포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기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정작 싱가포르 현실은 어떠한지 이야기 해보고 싶다.


1. 이민의 기준 (최소 조건)

이민의 최소 조건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비자 또는 영주권을 가지고, 현지에서 삶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이는 근로소득에 의지해야 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부동산 수익이나 연금에 의지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민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외국에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삶을 유지하되, 만족할 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싱가폴을 포함한 외국으로의 이민을 고민 할 때,
우리는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그곳에서 과연 만족할 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2. 이민의 이유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것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1) 외국에서 이뤄야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2) 자의 보다는 타의에 의해서 외국으로 나가야 할 때
3) 한국에서의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1번은 (이민을 위한 유학이 아닌) ‘학문적 성취를 위한’ 유학 또는 커리어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대표적일 듯 하다.
2번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주재원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3번은 말 그대로, 한국에서의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외국행을 택하는 경우이다.

아마, 3번의 경우가 가장 많은 이민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의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이민을 선택하는 경우,
개인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 다를 것이다.

한국의 교육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한국의 사회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한국의 안보상황이나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민을 결심할 수도 있다.

만약 이민의 이유가 3번이라면,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게 될 때,
한국에서 느꼈던 불만족 지수보다 외국에서 느끼는 만족과 불만족의 밸런쓰 지수가 여전히 높아야만 한다.

다시 쉽게 말해서,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외국에서의 삶이 한국에서의 삶보다는 조금은 더 만족스럽다고 느껴야만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의 삶이 한국에서의 삶 보다 더욱 나을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굳이 이민을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단순히, 이런저런 이유나 논리를 떠나서
‘나는 그냥 한국이 싫어, 무조건 외국이 좋아’ 라는 상황이라면 이것 또한 예외적인 경우이다.


3. 만족의 기준

이번에 짚어보고 싶은 것은 ‘만족의 기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삶의 만족’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의 교육이 불만족스러워서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의 교육이 전혀 이민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

싱가폴 이민도 참 재미있는 것이,

싱가폴에서 잘 자리 잡아서 좋은 콘도미니엄에 살고, 독일차를 끌고 다니면서도,
싱가폴이 정말 지긋지긋 하다면서,
아이들 대학교만 딱 입학시키면 한국가서 살겠다고 손꼽아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고,

싱가폴 월급 한달 1600불을 받으며 서비스업종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죽어도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위 두 가지 case 모두 내가 직접 알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만족의 기준’이라는 키워드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민이라는 것을 ‘삶의 만족’이라는 ‘정성적 기준’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싱가폴에서 만난 한국인 중에,

뉴질랜드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대학교는 영국에서 졸업한 지인이 있다.
뉴질랜드는 미치도록 지겨웠고, 영국에서는 취업하는게 너무 힘들었단다.

그런데 또 싱가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이민가서 사는게 꿈인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 당장, 우리 회사에도 호주나 뉴질랜드에 가서 영주권을 받고 싶어하는 싱가포리언 직장동료가 한명 있다.

최근에 조호 바루(Johor Bahru)에 관한 글을 썼었지만,
조호바루 이민, 조호바루 투자, 조호바루 국제학교 등에 한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조호바루에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싱가폴에 취업하는게 꿈이고, 어떻게든 말레이시아를 떠나서 싱가폴에서 살아 보려고 한다.

누구는 떠나지 못해서 안달이고,
누구는 들어오지 못해서 안달인 것이다.

결국,
어떤 나라가 정말 좋은지 안좋은지는 본인이 직접 살아봐야 아는 것이다.
소위 ‘카더라~’하는 것은 참조사항 일 뿐, 그것에 대한 지나친 환상이나 기대를 품어서는 안된다.

어떤 나라에서 살기 위해 작정을 하고 이민을 갔다가도 1년도 안돼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우연히 어떤 나라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10년을 넘게 살게되는 경우도 있다.

이민 이라는게 이렇게 참 재미있는 것이다.

즉, 이민은 좋은 나라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나라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4. ‘조금 더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고민

그렇다면,
서두에 언급했던 ‘삶을 유지하되, 만족할 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과연 ‘외국에서 만족할 수준의 삶’이라는 것을 어떠한 방법이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누릴 수 있었던 삶의 수준을,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누리기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과 사회적 여건’을 말해보고 싶다.

사람마다 소득 수준이 다르고 지출 패턴이 다르기에,
그냥 단순하게 상황을 하나 만들어 보자면,
한국에서 대출금 없는 24평 정도 아파트에 살면서, 중형차 한대를 끌고 다니던 한 개인이나 가족이
싱가폴이나 다른 외국에 나가서 그와 비슷한 삶의 여건을 갖추는데 필요한 경제적인 비용과 사회적인 노력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에,
당연히 한국에서 쏟아야 하는 비용이나 노력보다 최소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그곳에서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단, 그렇게 최소 2배 이상의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며 살아갈 때,
그 외국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삶의 요소들이, 이러한 ‘인생의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혹은,
한국에서와 비슷한 삶의 수준을 누릴 수 없다 할지라도,
외국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삶의 요소들이, 이러한 ‘삶의 다운 그레이드’를 충분히 위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5. 싱가폴 이민에 대해서

그렇다면 싱가폴 이민은 어떠할까?

우선 개인적으로 싱가폴에서 10년, 20년 이상 거주하신 분들도 많은데, 이런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고 챙피한 마음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의견을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싱가폴은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기회가 많은 나라이다.
물론, 최근들어 외국인에 대한 취업비자와 영주권 발급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기회가 열려있다고 느껴진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는,

가끔씩 채용공고들을 읽어보면, only Singaporean may apply 라고 쓰여 있는 구인공고들도 있지만,

외국인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는 공고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only Singaporean may apply’ 라고 안쓰여 있으면, 이력서를 들이밀 수는 있다.)

즉, 어떻게든 싱가폴에 와서 살아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부터이다.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밥 벌이가 해결된 다음에는, 더욱 나은 사회적 위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
물론, 한국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가 느끼기에 ‘한국인으로써’ 싱가폴에서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은 한국에서보다 2배 이상으로 드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싱가폴 사람들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싱가폴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 만큼 똑똑하다.
더욱이 우리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어디까지나,
나와 같은 서민들,

즉,  한국에서와 별 차이 없이, 차근차근 돈도 모으고 성실하게 경력도 쌓아야 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다.

싱가폴에 오자마자,
15억짜리 콘도미니엄을 한 채 사고, 자동차도 바로 굴려가면서 이민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또한, 대기업에서 파견되는 주재원들의 경우에,
싱가폴 콘도 / 자동차 / 자녀 교육비 등이 지원되기 때문에 싱가폴 생활의 수준이 처음부터 안정될 수가 있다.

싱가폴 이민의 기대와 현실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자면,

“싱가폴 이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내가 느끼기에)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열려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어떤 나라들 보다도, 괜찮은 삶의 수준을 누리면서 사는 것이 만만치 않다.”

글을 길게 썼지만, 결국에는 똑같은 결론이다.

“이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6. 개인별 숙제…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싱가폴 이민에 대한 개인별 시험지를 하나 드리고 싶다.

정답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래 쓰여진 장점과 단점을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최종 결과가 플러스인지, 아니면 마이너스 인지 계산하는 것이다.

장점 (플러스)
1. 외국인에게 취업의 기회가 열려있다.
2. 한국인으로써 겪는 문화적/인종적 차별은 거의 없다.
3. 정부기관에서 부정부패는 없다고 봐도 된다.
4. 교육열과 국립대학교의 수준이 세계적이다.
5. 정말 깨끗하다.
6. 정말 안전하다.
7. (각자 개인이 기대하고 있는 장점들)

단점 (마이너스)
1. 주거비와 자동차가 비싸다.
2. 생활비에 비해 임금수준이 그리 높은편이 아니다. (고연봉자는 당연히 제외…)
3. 의료비가 비싸다.
4. 한국에 비해 즐길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 금방 싱가폴 생활에 질릴 수 있다.
5. 덥다. 그런데 건물 안은 춥다.
6. 음식이 의외로 잘 안 맞을 수 있다.
7. (각자 예상할 수 있는 단점들)

이제 정답은 본인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Key Sentences

어쨌든 이민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외국에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삶을 유지하되, 만족할 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는 것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1) 외국에서 이뤄야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2) 자의 보다는 타의에 의해서 외국으로 나가야 할 때
3) 한국에서의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결국 ‘만족의 기준’이라는 키워드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민이라는 것을 ‘삶의 만족’이라는 ‘정성적 기준’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누구는 떠나지 못해서 안달이고,
누구는 들어오지 못해서 안달인 것이다.

즉, 이민은 좋은 나라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나라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누릴 수 있었던 삶의 수준을,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누리기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과 사회적 여건’을 말해보고 싶다.

단, 그렇게 최소 2배 이상의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며 살아갈 때,
그 외국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삶의 요소들이, 이러한 ‘인생의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혹은,
한국에서와 비슷한 삶의 수준을 누릴 수 없다 할지라도,
외국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삶의 요소들이, 이러한 ‘삶의 다운 그레이드’를 충분히 위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즉, 어떻게든 싱가폴에 와서 살아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한국인으로써’ 싱가폴에서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은 한국에서보다 2배 이상으로 드는 것 같다.

글을 길게 썼지만, 결국에는 똑같은 결론이다.

“이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제 정답은 본인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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