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과연 현명한 투자인가?
Studying Abroad, Is It Wise Investment?

Purpose of Education in Moder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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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유학을 하는 것일까? 사실, 교육은 일종의 투자이다. 적지 않은 돈과 시간 그리고 정신적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투자이다. 투자의 목적은 무언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기에, 또는 무언가를 얻고자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한다. 투자의 관점에서 볼 때, 유학은 한 개인에게 있어서 가장 리스크(Risk)가 큰 투자이다. 그 이유는 첫 째, 유학에 필요한 학비와 생활비가 국내에서 보다 더욱 비싼 경우가 많고, 둘 째, 낯선 이국땅에서 생활하며 학업에 쏟아야 하는 정신적 부담과 노력은 국내에서 보다 더욱 힘겨울 수 있으며, 셋 째, 유학 이 후에 얻게 되는 사회적 보상, 즉 투자의 성과들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학은 결코 쉽지 않는 선택이자 투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선택하는 것일까? 정말 유학은 현명한 투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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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투자가치를 생각하기 이전에, 교육 그 자체의 목적에 대해 잠시 원론적인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분명 개인의 자아실현을 돕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을 양성하는 내적 차원의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이와 동시에, 교육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술들을 전수(传输)하고, 이러한 기술들을 습득했거나, 또는 습득할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춘 노동력을 사회에 공급한다. 쉽게 말해서, 한 개인에게 있어서, 교육은 직업으로 이어지는 가장 결정적인 절차이자 자격인 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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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and Controls Su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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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사회에서 의사의 수가 점점 부족해지면, 의대의 입학정원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 사회에서 교사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출산률이 낮아져서 더욱 교사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면,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서, 사회적 인력의 수요가 교육의 구조를 통제하는 것이다. 대학의 전공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고려사항은 거의 언제나 ‘수월한 사회적 진출’이었다. 순수하게 학문적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하는 사람들 외에는, 어느 누구도, 졸업 후 사회적 진출이 어렵고 좋은 급여를 기대할 수 없는 전공을 쉽게 선택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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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유학을 선택하는 것일까? 수요과 공급의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그 이유는 간단한다.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사회적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취업시장에서 더욱 우월하고 경쟁력 있는 공급요소를 얻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예산으로 더욱 역량있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확보하기 원한다. 즉, 유학을 통해 얻게 된 내외적인 경쟁력들을 취업시장과 경력분야에서 더욱 어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더욱 좋은 사회적 위치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학을 갔다온 사람들도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 또한 간단하다. 그 만큼 사회적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고, 동시에 유학을 갔다온 공급자들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Changing Society and Futur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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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준비하고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변화하는 사회와 미래경제’에 대해서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와 미래경제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Key-Word)는 바로 ‘예측 불가능(Unpredictable)’ 이다. 각 시대 마다,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은 발명품과 기술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발명품과 기술들은 인류의 경제와 문화를 이전 과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갔다. 비행기(Airplane), 통신기술( Telecommunication Technology), 인터넷(Internet), 스마트폰(Smartphone) 등으로 인해, 기존에 있던 직업들이 사라지기도 했고, 전에 없었던 직업들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이제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혁신이 전 세계와 인류 문명을 뒤 흔들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 속에서 드러나는 한 가지 속성이 바로 ‘예측 불가능성 (Unpredictablity)’인 것이다. 이제는 어떠한 직업이 사라지게 되고, 또한 어떠한 직업이 새로 생기게 될런지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빠르고 다양한 현대사회의 기술적 혁신들이 얼마 만큼의 사회적 임팩트(Socail Impact)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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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경제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던 전통적 원리에 의해 작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개인과 개인간의 지식교환과 경제행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특히 최근들어서 기술혁명의 궁극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공지능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던 인간의 경제활동들이 점점 더 인공지능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변화들은 교육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에 따른 수요가 결정되면, 이 수요가 다시 교육을 결정하는 기존 구조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이제 미래 경제에서는 교육이 사회적 수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사회적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 (In Future Economy, Education Should No Longer Wait for the Social Demand, Education Should Prepare for the Social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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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ducational Paradi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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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사회적 수요를 따라가는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적 변화에 대비하는 능동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면,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회가 원하는 공부가 아닌, 학생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직업에 따라,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경제적 보상이 높은 분야에 따라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을 결정하고 공부했다. 그런데 점점 예측 불가능한 미래경제에 접어들 수록, 직업적 전망과 경제적 예상소득을 따라 전공분야를 결정하는 것이 더욱 어렵고 무의미하게 될 것이다. 더이상 교육이 사회적 수요를 만족시키는 공급자적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에 대비하고 이러한 변화를 준비하는 능동적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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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능과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면,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서 활용하고 있는 교육적 도구와 방법들도 크게 변화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변화는 ‘시험(Test)’의 기능과 목적이다. 기존의 교육구조에서는 시험이 학생들을 평가하고 걸러내기 위한 도구이다. 공급을 수요에 맞추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수요가 100인 분야에 200명이 지원할 경우, 시험을 통해 100명을 간추리는 것이다. 반대로 100명이 필요한 영역에 50명 밖에 지원자가 없다면, 시험은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평가 기준이 굉장히 관대할 수 있다. 유학도 결국, 이러한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서 더욱 우월한 공급요소를 확보하여 시험을 통과하기 전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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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원하는 공부를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원하는 공부를 하는 교육으로 변화 한다면, 과연 시험의 기능은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간략히 정리하자면, 시험은 학생 개인의 성취도 평가와 동기부여를 위한 피드백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시험은 학생이 원하는 공부와 학생이 가진 적성과의 간격을 측정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적성에 맞는 공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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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 Abroad, Is It Worthw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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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미래 경제는 더욱더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유학이 가지는 의미와 효과성은 과연 무엇일까? 유학을 통해서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추구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일까? 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기 전에, 중요한 사회적 키워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경쟁력과 효율성’에서 ‘적응력과 창의성’으로의 변화이다. (From ‘Competitiveness and Efficiency’ to ‘Adaptability and Creativity’ ) 즉, 유학을 경쟁력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력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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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요구되던 경쟁력과 효율성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구현되는 혁신적인 기술들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경제 속에서, 인간들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나고 유일한 능력은 바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그러한 변화 속에 담겨있는 기회를 극대화하고 또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창의성이다. 지금까지는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얻기 위해 유학을 했다면, 이제는 남들보다 더욱 뛰어난 적응력과 창의성을 얻기 위해서 유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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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이란, 유학을 통해서 쌓을 수 있는 어학실력과 더욱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우수한 학문을 공부하면서 얻게 되는 역량을 의미한다. 하지만, 유학의 전통적인 경쟁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굳이 유학을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얼마든지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고, 인터넷의 발달로 세상의 많은 지식과 새로운 정보들이 순식간에 공유되고 있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고 해서 반드시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학생들 보다 더욱 경영학적 지식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으며, 영어 어학연수를 갔다 왔다고 해서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학생들 보다 영어를 더욱 잘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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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유학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유학은 정말 현명한 투자일까? ‘적응력과 창의성’의 차원에서 유학에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으로 유학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도전한다면, 유학은 여전히 의미있고 가치있는 투자이다. 아니 어쩌면, 유학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수도 있다. 기존에는 경제와 사회구조에 집중하고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문화와 사람에 집중하고 이를 더욱 잘 이해하고 조화시키기 위한 역량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결국 사람의 생각과 마음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또한 더욱 세계가 개방되고 하나가 되면서, 다양한 문화가 서로 만나고 교류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예측가능한 경제와 짜여진 사회구조가 아닌, 예측 불가능한 경제와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사회로 조금씩 변화하게 될 때, 새로운 미래경제와 사회를 주도하고 이끌기 위해서는 ‘적응력과 창의성’ 그리고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역량이 가장 주목 받고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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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은 인생을 건 도전이자 투자이다. 도전에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신중함도 필요하다. 또한 투자는 지혜롭게 해야 한다. 무모한 도전과 지혜롭지 못한 투자는 어리석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학은 신중하고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막연히, 유학을 하면 ‘영어실력이 늘겠지’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겠지’ ‘안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유학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정말 방향을 잘 설정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 유학은 어마어마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성과를 안겨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